블로그 이미지
Pectus Solentis
게시물 본문에 직접 관련 없는 덧글, 특히 타 사이트에서의 일에 대한 질문은 방명록에 남겨주세요.

calendar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Archive

메갈리아에 대한 소고

2017.08.16 22:09,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Creative Commons License
2012년까지와 지금 내 성격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그 차이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잘 떠올리지 못했다.
그랬었다가 오늘 그 차이점 중 중요한 걸 알게 됐는데, 다음과 같다.
2012년 전까지는 내가 정말로 싫어하는 성격 유형인 사람을 대할 때 또는 정말로 싫어하는 사회적 장면에 놓였을 때, 그 때 드는 싫은 감정을 [내가 이상해서 느끼는 건지, 아니면 그 상황이 객관적으로 이상해서 느끼는 건지]를 자신있게 말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에서 나를 의심하는 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그걸 깨닫고 나니까, 내가 2012년 후반 (그러니까, 입영 직전까지) 에 겪었던 어떤 사건이 떠올랐다.
바로, 그 당시에 나한테 극도로 혐오스러운 짓을 했었던 자들이 사실 전부 아스퍼거들이거나 지능에 문제가 있는 자들이었음을 알게 된 사건이었다.
그 사건 뒤부터, 나는 "내게 극도의 혐오감을 유발하며 내가 적절히 대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느껴지는 자들"의 집합을 아스퍼거들의 집합과 겹쳐보려는 노력에 온 힘을 쏟아부었고, 그것이 군 시절 (2013년의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내 인격을 황폐화시켰던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내가 지금까지 메갈리아를 흥미롭게 관찰했던 이유가 바로, 메갈련들이 그 시절 내가 겪었던 (파행적인?) 인격 발달 과정을 그대로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젠 어떤 점에서 그 시절의 나와 메갈련들이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메갈련들은, (특히 본인의 성별에 의해서 발생하는) 인격모독적인 상황에서, 자기 자신이 이상해서 그 상황을 인격모독적으로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는 의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가, 메갈리아 방식의 (뒤틀린) 페미니즘을 받아들이고 그 페미니즘을 (그들 스스로의 표현에 따르면) "젠더모독적인 상황"에서 스스로 떳떳하기 위한 방어무기로 휘두르고 있는 것이라고.

사실 모두들, 페미니즘을 받아들이고서 새 세상을 만난 것 같다고 말하는 신생 메갈련들의 수기를, 다들 읽어보셨을 것이다.

PS1 : 내가 버티기 극도로 견디기 힘들었던 그 사람들을 "아스퍼거" 라는 집합에 몰아넣던 그 편리한 헛짓은 결국 이렇게 끝났다.
내가 견디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집합 (이하 A집합 : 그 당시에는 그 집합을 따로 부르던 단어가 있었지만, 여기서는 그 단어를 쓰지 않도록 한다.) 과 내가 모든 마음의 짐을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이 느꼈던 사람들의 집합 (이하 B집합 : 이하동문) 을 비교해 보면서
A집합에 속한다고 분류했던 사람한테서도 B집합의 면모가 보였고 B집합에 속한다고 분류했던 사람한테서도 A집합의 면모가 보였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었고 그 사실이 내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만큼의 멘탈붕괴로 다가왔던 것이다.
A집합에 한남충, 여혐종자, 코르셋 등등의 단어를 집어넣어 보고, B집합에 갓양남, 갓치 등등의 단어를 집어넣어 보면 뭔가 익숙한 그림이 나올 것이다.

내가 A집합과 B집합의 분류가 결국엔 내 자의적인 분류였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느꼈던 그 멘탈붕괴의 순간을, 메갈련들은 어떤 계기로 느낄 수 있게 될까?
저작자 표시 동일 조건 변경 허락
신고
Pectus Solentis Scripsit.

덧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