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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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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마케이시바라야 소와카!

2017.12.14 18:10,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1. 정서

각각 2012년 때와 2014년 때 떠올랐던 '이미지'가 있다.

1-1. 2012년 6월
부모님께 어떤 잔치를 차려드리려고 했다. 그랬지만 잔칫날 당일이 돼도 잔치 준비가 완료되지 않았고, 그런 상태로 몇 일을 지속하자 부모님께서 "얘야, 그 잔치 준비는 언제 끝나는 거니...?" 라고 말씀하셨다.

1-2. 2014년 5월 경
그 당시 현역부적합 심사로 군대를 전역하게 된 것에 대한 요양 차, 동생이 스팀 계정으로 공유해 준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내 모습이, 놀 거리는 충분히 갖춰져 있었는데 정작 같이 놀 사람은 없는, 그런 어린 아이의 모습에 겹쳐 보였다.

문제는, 저 이야기들의 등장 인물들이 어떤 정서를 느낄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감정이야 어떤 이미지로 떠오르기는 했지만, 그 감정에 의해서 주인공들이 어떤 생각을 갖게 될지, 그리고 그 사고를 어떻게 표현하게 될지, 그리고 그 사고와 표현이 또다시 어떤 감정을 만들어낼지,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정서와 감정을 이렇게 구분하는 것은 나만이 구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감정에 사고가 맞물리고 그 사고에 감정이... 마치 전자기파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이 맞물리듯이 그렇게 서로 맞물리는, 그것을 정서라고 부르고 있다.)

작년 겨울에 아산병원에서 발급해줬던 의료 기록지에도, "신체화 장애임을 알면서도 정형외과를 다녔다는 진술 (증략) 감정에 대해서 인지 수준에만 머물러 있음을 보이고..." 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2. 투사 (Projection)

어쩌면 이게, 2012년 때 내가 절실하게 표현하고 싶다고 느꼈던 정서들을, 경계선 성격장애의 심리(라고 내가 알고 있었던 것들)에 투사했던 이유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의 것으로는 정서가 아닌 감정밖에 느낄 수가 없었기에 내가 스스로 할 수 없었던 "사고와 표현"의 영역을 경계선 성격장애의 심리(라고 내가 알고 있었던, 그리고 내가 다른 경계선 성격장애 환자들과 이야기해보면서 공감했었던 그것들)을 부목 삼아서 덧대었던 것 아니었을지...?


3. 정서매듭

1번에서 말했던 그 현상들이 내가 정서를 정서로써 다루는 데 서툴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맞다면, 그렇다면 내가 스스로 정서를 느끼는 것에도 서툴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내가 갖고 있었던 숱한 정서매듭과, 특히 작년에 수많은 고소를 하게 만들었었던 그 감정, 그런 것들 역시 내가 스스로 정서를 느끼는 것에 서툴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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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번 문단에 덧붙여서. 이게 내가 정서적 갈등 상황을 잘 해결하지 못했던 이유인 것인가 생각도 들었다.

  2. 오늘 정신과에서 이 글과, 오늘 아침에 보였었던 모순된 감정 (잠에서 깰 무렵이 되니까 너무 늦게 일어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현실을 직면하기 싫어서 다시 잠에 빠져들려고 했었던 것) 을 같이 진술했다.

    답변은 한결같았다. "스스로 본인의 감정을 회피하고 있는 걸 아시는데 그렇게 되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