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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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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막동통증후군, 그리고 주요관계대상

2017.02.17 11:00,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1. 이번주 화요일 그러니까 3일 전[각주:1]부터, 횡격막이 있는 쪽의 척추 마디가, 누웠을 때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뻐근해졌고, 어제(이 일기를 노트에 기록한 날) 점심 때는 메스꺼운 느낌마저 들었다.
내가 FIMS 치료를 받고 있는 단골병원의 의사 선생님 말씀에 따르면, 그 자리가 "흉요추 신경"이라고 해서 실제로 횡격막이 있는 쪽이 맞다고 하고, 그 부분이 그렇게 견디기 힘들 정도로 뻐근하게 느껴졌다는 것이 내 근막동통증후군에 차도가 있다는 뜻도 맞다고 했다.
횡격막이 있는 쪽이, 철사로 뒤에서 당기는 것처럼 조였던 느낌이 들었던 건, 2014년과 2015년 때도 느꼈던 신체증상이었고, 주로 외로움 또는 그 비슷한 감정에 관련된 정서신체감각이기도 했다.

 

2. 그저께까지의 일기를, 아버지와 함께 정신과에 가서 그 쪽 의사 선생님께 제출하고 구술로도 설명했다. 아버지의 말씀에 따르면, 그 때 내가 얼굴이 매우 빨개졌었다고 한다. 실제로 나도 그 때 상당히 긴장감을 느꼈기도 했다.

 

3. 우연한 기회에 주요관계대상에 대한 감정을 감정으로 자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급히 기록한다.
그 FIMS 병원의 의사에게, 흉요추 신경 있는 쪽이 갑자기 뻐근해진 것이 그저께[각주:2] 2013년 초반의, 잠겨있던 블랙박스에 담겨있었던 정서를[각주:3] 무더기로 파헤치게 된 것과 관련이 있을지를 질문했던 것이 바로 계기였다.
15일에 썼던 일기의 3번 문단을 기록할 때, 그 당시에는 "2013년 그 당시에 정서 방정식이라고 불렀던 그것이 실제로 무엇이었는지를 아버지의 말씀을 계기로 해서 깨닫게 되었다" 라고밖에 느끼지 못했는데, 그 때 내가 실제로 느꼈던 감정은 "나도 이전에 잘 쓸 수 있었고 실제로 잘 썼었던 사고방식에 대해서, 아버지는 내가 그 방식의 사고를 언제나 잘 하지 안/못 하는 것처럼 나한테 말씀하셨고, 그 말씀을 들으면서 아버지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이 서운하게 느껴졌다" 라는 감정이었던 것임을, FIMS 병원의 의사 선생님과 대화하면서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4. 뭐, 내가 매일매일의 사고와 감정을 기록해대는 것에 집착해 대는 버릇이 있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 1. 기록하는 것에 대한 집착
 - 2. 그 기록을 타인이 열람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것에 대한 집착
이 2가지의 집착인 것으로 봐야 하겠지만.

이 블로그를, 나도 무슨 소리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할 매 순간의 사고와 감정을 기록하는 공개 일기장의 형태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 8월이었나 그 때쯤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4-2번의 집착, 즉 내 사고와 감정을 사람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에 대한 집착은, 그 자체로 나중에 따로 고찰해봐야 할 것으로 보이므로 잠깐 우선순위를 미뤄두고... 4-1번의 집착, 즉 기록 그 자체에 대한 집착은, 나도 내가 "2013년의 그 사건" 때부터 감정의 운용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2013년의 그 사건이 나한테 어떤 의미였는지를 철저하게 연구하고 규명하는 작업을 계속 해 나가면, 언젠가는 그 때의 그 사건이 어떻게 작용해서 내가 감정의 운용에 이 장애를 겪게 되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신념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의미있는 기록이 되려면 지금 이 순간, 내가 현재 겪고 있는 사건들에 대한, 그리고 나와 지금 관계를 맺고 있는 그런 주요관계대상들에 대한 기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내가 모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각주:4], 실제로 기록해댔던 내용은, 이미 지나간 과거(와 그 과거의 특정 인물들)에 대한 원한과, 적고 나면 나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는 의미없는 기록들이 대부분이었고, 지금까지는 그저 피치블렌드 원석을 몇십톤을 정제해대서 겨우 몇 마이크로그램 단위의 폴로늄을 얻었듯 언젠가는 그 실마리가 나올 거라고, 그래서 한 순간도 이 작업을 포기하지 못했던 것인데...

 

어제[각주:5] 우연한 계기로, 이 작업을 통해서 주요관계대상에 대한 감정을 구체화시킬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대략 2년 6개월 동안 파고들었던 것이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1. 이 블로그에 게시된 시점에서 3일 전이라는 거고, 일기를 적었을 시점에서 따지면 2일 전. [본문으로]
  2. 이 역시, 블로그에 일기를 업로드한 날짜 기준. [본문으로]
  3. 2013년 때부터 생긴 버릇인데, 나는 사고(思考)가 얽혀 있는 감정을 정서라고 부르고 있다. [본문으로]
  4. 실제로 내가 작년에 잠시 입원했을 때, 정신과 Resident는 내게 주요관계대상에 대한 감정과, 내가 살면서 실제로 느낀 주요 감정 (기쁨, 슬픔, 외로움, 통쾌함, 뭐 이런 것들) 등등에 대한 것들을 계속 질문했다. 당시, 나는 그 질문들이 임상심리학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했었다. 그냥 생각 자체가 정리가 안 돼서. [본문으로]
  5. 여러 번 말하지만, 블로그에 일기를 업로드한 날짜 기준.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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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Scrip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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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지만 2017.02.26 19:06 신고  Addr Edit/Del Reply

    다행이에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