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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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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일기

2017.02.15 17:56,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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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 글은 실물 일기장에 적어둔 글을 옮기는 것으로, 이 글이 기록된 실물 일기장은 작년 10월 때 아산병원 정신과에 입원할 때 병실 내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하기 위해 샀던 일기장이었다.

 

1. 동생이 내 사건들에 대해서 이중잣대[각주:1]를 부리고 있다고 내가 주장하면서, 그 주장으로 인해서 어제부터 가족 내에서 갈등이 발생했는데, 어제 아버지와 그 이야기를 하다가 "어떤 사건들에서 동생이 이중잣대를 부렸는가" 라는 사안에 대해서 아버지가 말씀을 듣지 않으려 하셨고, 그것이 내 감정에 상처로 다가왔다.

 

2. 오늘도 그 이중잣대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는데, 아버지는 (언제나처럼?) 동생이 나한테 좋은 걸 해 준 적도 많은데 (ex : 군대 시절 나는 동생 면회를 가지 못했는데 동생은 여러 번 내 면회를 와 준 것이라던지, 내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의 사무실에 동생이 같이 가 줬다던지.) 그것에 대해서는 고맙다는 표현을 안 하면서 동생이 나한테 안 좋게 대한 것에 대해서만 바로바로 악감정을 표현하냐고 하셨고.

 

3.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으면서, (이전과는 다르게)[각주:2] 아버지 말씀이 옳은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4. 2013년 초반 때 내가 "정서 방정식"이라고 불렀던 그 상담 기법(?)이 떠올랐던 것이다. (실제로 심리상담 학계에서 인정받은 기법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냈던 상담 기법이었음을 밝혀둔다.)
그 때, 선임병인 일병 조**이 내게 화를 냈을 때, 내가 단 5분? 10분? 만의 대화를 통해서 그 선임병의 마음을 풀어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내가 썼던 상담 기법(?)을 정서 방정식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랬었는데, 그 "정서 방정식"을 만들 때 기반에 뒀던, 내가 당시 만들고 있었던 이론("정서인지학")이 내 Psychosis에 상당히 기반을 두고 있었던 이론이었고, 2013년 5월의 그 사건[각주:3] 이후로, 그 때까지 내가 정서적 의미를 두고 있었던 모든 가치체계가 무너지면서, "정서 방정식"이 어떤 것이었는지 떠올리지도 못하게 되었다.

 

5. 그랬던 것이, 오늘 아버지와의 대화 (3번 문단) 에 의해서, 2013년 초반 당시 내가 만들었었던 "정서 방정식"이 실제 대화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었는지, 지금의 언어로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1. 상대방이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지했었겠는지를, 상대방이 인지했을 감각 정보이 세상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들을 통해서 이해해보고, 그것을 표현하기.[각주:4]
 - 2. 1번의 Fact들로 비춰보았을 때, 상대방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인정하기.
 - 3. 내 주장을 하려면, 1번과 2번의 절차를 마친 다음에 하기.

 

6. 물론,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이 글의 5번 문단을 읽어 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목차까지 따 놓고 장황하게 써 놓은 게 당황스럽다" 라는 느낌이 들어야 할 것이다. 내 사상, 내 신념 등등으로 범벅된 기록이 아니라, 정말로 당연한 이야기를 적어 놓은 그런 기록. 내 사상과 신념으로 범벅된 기록이라면 나 혼자에게밖에 의미가 없는 기록일테니까.

 

7. 고무적인 사실은, 5번 문단으로써 "정서 방정식"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적어가면서, 이전까지는 떠올리는 것만으로 Panic을 유발했기 때문에 스쳐지나가는 기억의 단편으로마저도 떠올릴 수 없었던 2013년 초반 그 시절의 기억이 Panic 없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 정확한 내용은, 후임병이었던 이병 전**에 관련된 사건에 대한 기억이다.
   그 후임병과 같은 내무실을 쓰면서, 그 후임병이 매사에 상당히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였기에 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었던 일이 있었다. 그 후임병은 내가 불어넣어준 일이 있었다. 그 후임병은 내가 불어넣어준 자신감으로, 내무생활간에 내가 보이고 있었던 문제성 행동을 지적했었는데, 내가 그 후임병과 대화를 하면서 "정서 방정식"을 썼던 것이, 내 문제성 행동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되었던 것이다. 몇 주일 뒤, 나는 당연히 (그 문제성 행동이 내 정신병리학적 삽화에 관련되어 있었으니까.) 그 문제성 행동을 고치지 못했고, 그 후임병은 내 그런 모습을 또다시 지적했다. (...)

 

8. 바로 위의 내용이, 2013년 초반 그 당시 "정서 방정식" 내지는 "정서인지학" 그 자체에 내재되어 있는 한계점을 직시하는 데 도움을 준 것 같다.
"정서인지학"에서도 "객관"이라는 키워드를 상당히 중시하고 있었고, "정서 방정식" 역시 (5-1번 문단에서도 적어두었듯이) "객관적 상황"을 인지하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당연하게도
 - 1. 상대방과의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을 내가 제공한 상황.
 - 2. 내 행동이 내 정신병리학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낸 상황.
이런 경우에도 객관적 사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데, 2013년 초반에는 그게 안 되었던 것이다.
정작 나부터가 그랬으면서도, 2013년 초반 그 시절에 나는 "객관을 피하는 자"들에 대해서 공포심 섞인 증오감(homophobia들이 성 소수자들에 대해서 느낀다고 하는 바로 그 감정)을 느꼈었는데, 첫번째 문제는 내가 다른 사람들을 "객관을 피하는 자"라고 분류했을 때, 내가 그렇게 분류했던 그 분류 자체가 내가 당시 겪고 있었던 Psychosis에 상당히 기반하고 있었다는 것이고, 두번째 문제는 (작년에 내가 DCInside에서 보였던 모습들만 생각해 보더라도) 정작 나 스스로가 "객관을 피하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는 것이다.

 

9. 기록해야 할 것은 다 기록했으니, 다음과 같이 맺음말을 적도록 한다.
 - 1. 절대로 열 수 없는 블랙박스 안에 갇혀 있는 느낌이었던, 2013년 초반에 대한 기억들 중, 상당히 중요한 것들이, 오늘 점심 때 아버지와의 대화를 통해서 발굴되었지만, 그것을 내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사건들을 헤쳐 나가는 데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떠오르는 것이 없다. 이것이, 나는 아직도 멀었다는 뜻으로 느껴진다.
 - 2. 그 블랙박스 안에 남아 있는, Psychosis 삽화들 중, 직면하고 해결해야 할 것이 더 남아있었기에 그 키워드를 적어둔다. 첫번째로는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정신질환이 그 당시 나한테 어떻게 느껴졌는가 하는 것이고, 두번째로는 "어린 시절의 양육자"[각주:5]가 어릴 적 당시의 내게 어떤 의미로 느껴졌는가 하는 것, 세번째로는 이 블로그에서 "그림이"라고 불렀던 그 아이와의 관계에서 2013년 초반 그 시절에 있었던 일들 일체에 대한 기억이다.

  1. 내가 A에 대해서 범죄일람표를 작성하여 공개하였고, B가 나에 대해서 범죄일람표를 작성하여 공개하였다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위치가 정확히 바뀌어 있는 두 사건에 대해서, 동생은 둘 모두가 내가 잘못한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그래서 내가 "그 이중잣대에 대해서 해명해보라" 라고 좋은 말로 물어봤음에도, "자살이나 해라" 등등의 폭언으로 대응한 사건이다. [본문으로]
  2. 이전까지는 아버지가 그런 말씀을 하실 때 그저 반감이 섞인 침묵으로만 일관했다. [본문으로]
  3. 당시 내 블로그 (바로 이 곳이다.) 를 두 달 가까이 스토킹하며 모욕적인 덧글을 끈질기게 달아댔던 누군가가 있었다. 당시 나는 군인 신분에 이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해당자(로 내가 의심하고 있었던 사람)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하였고, 그로 인해서 6개월 가까운 기간 동안 외부와 일체의 연락을 금지당한 적이 있다. [본문으로]
  4. 쉽게 줄이자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데 주관적인 생각을 섞지 말라" 라는 뜻이다. [본문으로]
  5. 당연하게도 주로 어머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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