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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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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 정서매듭, 음(-)의 정서매듭

2016.11.27 17:51,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1달쯤 전,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해 있었을 때의 일이다.

입원해 있었던 첫날, 내가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이성을 급속도로 잃어버리는 성격이 있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1. 내가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었음을 표현해야 하는 상황
  2. 내가 사람들과 갈등을 맺는 장면을 직면해야 하는 상황
  3. 유년기에 주요 대상들에게서 받았던 정서적 상처를 떠올려야 하는 상황
이 3가지 상황에서, 나는 아예 대응 자체를 하지 않고 그냥 눌러참고 있거나, 아니면 분노를 폭발시키는 방법으로밖에 대처하지 못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 다음날이었나, 레지던트와 임상면담을 하면서, "정서매듭"이라는 단어를 레지던트에게 소개시켜준 일이 있다. "나는 사고와 감정이 서로 뒤엉켜서 통제불능의 상태까지 이른 것을 정서매듭이라고 부른다." 라고.

그랬더니 레지던트가, 정신의학적으로는 그런 개념을 Complex라고 부르는데, 환자가 그런 개념을 스스로 만들어낸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했다.

그 이후부터 레지던트는, 나랑 면담할 때는 Complex를 언급할 때 항상 "정서매듭", "감정매듭"이라고 불렀고.


입원 5일차였나? 어느 날, 레지던트가 면담 중 "정서매듭 중에서는 당신을 다운시키는 정서매듭도 있을 것이고, 당신을 분노 폭발하게 만드는 정서매듭도 있을 것이고..."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무엇인가 깨달은 게 있었다. 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상황만이 정서매듭이라고 생각해 봤지, 분노를 폭발하게 되는 상황도 정서매듭일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던 것이다.


그 면담이 있은 다음부터, 내가 분노를 폭발하게 만드는 정서매듭을 "양의 정서매듭", 내가 감정적으로 움츠러들게 만드는 정서매듭을 "음의 정서매듭"이라고 분류해 보았다.

처음에는 양의 정서매듭의 예시를 드는 것마저 힘들었지만, 2주였나 그 동안의 숙고 끝에, 내가 어느 사이트를 하면서 "광수(狂獸)", "짖는다" 등등의 단어를 쓰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때, 바로 그것이 양의 정서매듭이라는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해서 분노 폭발의 감정을 약간이나마 다스릴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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