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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수준 상호작용

2015.08.16 20:26,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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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저번에 리브레 위키에다가 신고전 프로젝트라는 걸 제안한 적이 있지.
현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섭렵해야 할 문화예술작품을 현대인들의 감성으로 선발한다 라는 내용.
 
사실은 내가 신고전 프로젝트라는 걸 제창한 이유가 따로 있어.
TL8[각주:1] 들어오면서, 그 이전의 TL에는 존재해본 적도 없었던 새로운 양식의 예술작품이 하나 생겼잖아?
바로 게임.
 
TL7까지의 문화예술작품은, 감상자가 작품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감상자는 그저 수동적으로 들어야만 했어.
(봉산탈춤이나 풍물놀이 그런 것들의 예시로 반박하려면, 그런 것들은 감상자가 창작자가 되는 경우일 뿐이니 제외.)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라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게임의 진행에 능동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서 게임의 스토리라인이나 내용 등등도 감상자의 "상호작용"을 따라가지.
감상자와 창작자가 명백히 분리되어 있는데도 예술작품이 감상자와 상호작용을 하는, 이런 예술작품은 TL7까지는 있어본 적이 없어.

나는 상호작용을 1수준 상호작용, 2수준 상호작용, 3수준 상호작용 이렇게 나눠.
1수준 상호작용이란 건, 상호작용이 그 장면 안에서만 끝나고 그 장면 바깥에서는 상호작용의 주체들이 이 상호작용에 영향을 받지 않는 상호작용이지.
2수준 상호작용이란 건, 상호작용이 그 장면 안에서만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장면 바깥에서까지 상호작용의 주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이고.
(3수준 상호작용이란 건, 상호작용의 내용이나 결과 등등이 상호작용을 하는 주체들의 의식범위를 벗어나는 경우인데, 이 글에서 논할 건 아니니까 제낌.)
 
예를 들어, 쏠이 폴을 좆나 깠는데 폴이 쏠한테 까이고 뒤돌아서자마자 쏠이 뭐라고 말했는지 싹 잊어먹는다면
그 때 쏠은 폴과 1수준 상호작용을 한 게 됨.
폴이 쏠의 말을 귀담아듣고, 이후 장면에서도 쏠이 한 말을 계속 생각하면서 행동한다?
그러면 그 때 쏠은 폴이랑 2수준 상호작용을 한 게 되는 거고.
 
TL8까지의 컴퓨터가 인간과 맺을 수 있는 상호작용은 1수준밖에 안 돼.
물론 그건 TL8의 컴퓨터가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겠지.
따라서 그런 컴퓨터 위에서 돌아가는 게임도, 본질적으로 감상자와 1수준 상호작용밖에 할 수가 없어.
(멀티엔딩 같은 게 있고 플레이어의 행동이 게임에 영향을 미치는 게임도 있지만, 그런 것들은 게임 내에 그런 것들이 하드코딩이 돼 있는 것 뿐이고.)
 
기술력이 조금 더 발전해서, 컴퓨터가 인간과의 상호작용에서 주체가 될 수 있을 기술력이라면
그런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게임은, 게임 자체가 능동적으로 스토리를 짤 수 있는, 즉 감상자와 2수준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되겠지.
 
그런 날이 온다면, 인류 문화사는 분명히 엄청 새로운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 겁스의 TL 개념을 빌려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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