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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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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부정으로 인한 패닉

2015.08.13 08:48,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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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근막동통증후군이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갑자기 많이 좋아졌다. 아마도 어제 "존재부정으로 인한 패닉"이란 감정을 잡아낸 탓이리라. (http://solentis.tistory.com/796) 그리고 오늘, IMS침을 맞으러 병원을 가는 길에, 12년 6월 때 침잠해 있었던 한 심상이 떠올랐다.

어버이날인지 생신인지, 여튼 그런 날에 자식이 잔치를 대접하겠다고 부모를 불렀는데 잔치 준비가 엄청나게 늦는다. 그래서 부모는 "잔치 준비는 언제 되는 거냐" 라고 묻고... 그 장면에서 끊기는 심상이었다. 그 장면에서 분명히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기에 심상이 끊어진 것일텐데, 지금까지는 그 감정이 대체 어떤 감정인지 제대로 떠올릴 수 없었다가, 저 "존재부정으로 인한 패닉"이란 키워드를 떠올리니까 저 심상의 해석이 매끄럽게 된 것이다.

12년 6월이면, 그 책을 쓴다고 휴학해서 아픈 몸으로 틈틈이 원고작업을 하고 있었을 때였다. 당연히 내가 그 책을 쓰는 목적은 그것으로써 나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그 작업은 내 몸 컨디션 때문에 계속 미뤄지고, 내 가치 입증으로 가장 기뻐할 사람들(=내 부모님)은 그것으로 인해 어떤 나쁜 감정이 드시고, 그 자리에서 나는 뭘 어떻게 할 수 없는...

 * 바로 위의 저 문구를 쓰면서 오른쪽 팔꿈치 부분이 저리는 게 느껴졌다. 아마 이것도 정서신체감각이지 싶은데.

조만간, 저 심상의 끊긴 부분에서 내가 느꼈어야 했던 감정을 제대로 느낄 날이 올 것 같은 느낌이다. 그 날이 오면, 난 혼자서 흐느껴 울게 될까. 아니면 어떻게 될까...

덧 : 몸 아픈 치료는 빠르면 이번달 말, 늦어도 올해 안에는 다 끝나게 될 것 같다. 그게 다 끝나면, 12년 6월날로 시간이 멈춰 있는 "그 잔치"를 제대로 다시 열어볼 수 있을까?

덧2 : 어쩌면 내가 12년때 경계선 성격장애 심리를 해설할 수 있었던 (혹은 그럴 수 있었다고 믿었던) 이유가 바로 이 자기 부적절감 (또는 "내 존재를 입증함으로써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감정)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13년의 그 블로그 폐쇄와 관련된 참변 뒤로 바로 이 감정을 잃어버리게 됐는데, 13년의 그 사건이 나한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했기에 그 감정을 잃어버리게 되었을까? 사실은 저 큰따옴표 안에 들어있는 이야기는 바로 이 글을 쓰면서 떠올린 생각인데, 그렇게 정리를 해놓고 보니까 뭔가가 명확해지는 느낌이 들긴 한다. 그래. "내 존재를 입증함으로써 소중한 사람들에게 보답하고 싶다"는 감정 이거.

어쨌든간 바로 이 글, 다음에 정신과를 갈 때 반드시 보고해야 할 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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