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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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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싸이코시스 맞대

2015.07.23 16:16,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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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정서적 상처는 선천적으로 구분되는 특질을 지닌 누군가에 의해서만 공감받을 수 있다" 라는 인지도식을 가지고, 거기다가 그 "선천적으로 구분되는 특질"을 지녔다는 사람들을 내가 실제로 알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그런 사람들이 있다고 여겨버린 것.

내가 군대에서 훈련병 신분으로 있던 (후반기 교육 포함) 9주일 동안 바깥이랑 연락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내 정서적 상처를 지지해줄 사람도 없었던 데서 내 트라우마를 파헤치느라 그 9주일 동안 정말 착실히 망가져 갔거든.

그 9주 동안, 아니 그 9주 이전이었나. 내가 "어떤 유형의 사람들"만 만나면 이상하게 급격히 이성을 잃어버린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어떤 유형의 사람들"이 바로 아스퍼거라는 걸 알게 됐어. 그 때부터였을걸. 내가 아스퍼거에 대해서 그렇게 증오심을 갖게 된 게.

어쨌든간 그 때부터 나한테 박혀버린 인지도식이 저 위에 저거야.
선민사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실제로 내가 감정으로 느꼈던 건 "그렇기 때문에 나는 불운하고 고통스러우며, (내가 '그 선택받은 사람들'로 지목했었던) 그 사람들은 위대하다"였지만, 결국에는 내가 "선택받은 사람들"한테서만 이해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그 정서적 고통 때문에 저런 인지도식이 유발된 거니까, 저 인지도식이 나한테도 선민사상으로 작용했을 거라는 가능성. 부정 안해.

내가 어릴 때부터 계속 자기 부적절감에 시달려왔고, 그 자기 부적절감 자체의 원인을 처음에는 그 아스퍼거들한테서 찾았어. 그랬는데 그러다 보니까 - 저런 인지도식을 갖고서 저런 트라우마의 기억을, 정서적 지지 없이 계속 파헤치다 보니까 - 정말 제대로 망가진 거지. 그래서 자대 배치를 받고서는 포대장이 내 블로그 활동을 지원해주는 가운데 (진짜임) 점점 착실하게 정신이 망가져 갔었고 (그것도 나는 다 이겨내고 있다고 착각하는 가운데 점점 망가져갔지)
그 와중에 내가 어떤 실수를 해서 부대 안에서 외부와 연락이 모조리 통제당하고 나서부터는, 부대 안에서 A급 관심병사로 지정된 내 모습과, 여전히 정서적 지지는 전혀 없는 환경, 그리고 부대 안에서 힘 쓰는 일도 못하고 (신체화 장애랑 근막동통 때문에) 머리 쓰는 일도 못하고 (군대에서 머리 쓰는 일이면 거의 전부 다 보안 관련 일이잖아? 나한테 비취인가가 나오지를 않았다더라) 내 자신의 객관적인 행실 때문에 자기 부적절감을 느껴야만 하는 상황이 온 거야.

근데, 그런 상황 자체가 정말 자존감을 너무 깎아먹는 상황이잖아? 그리고 나한테는 내가 이렇게 된 이유는 분명 따로 있는데 모든 비난의 화살은 - 심지어 내가 쏘는 비난의 화살도 - 나한테만 돌아오고 있는 상황. 이게 사람을 또 엄청 병신으로 만들었지.

그러던 가운데, 그 자기 부적절감의 원인은 내 "정서"에 있다는 관점이 떠올랐고, 그 관점이 떠오르자마자, 전까지는 내 어릴 적의 모습을 "학대", "고통", 그런 걸로 개념화했었는데 정작 내가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니까 그런 것들을 연상이라도 시키는 것들이 떠오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내가 어린 시절부터 느껴왔던 건 "학대"나 "고통" 그런 것보다 "적막감"이라고 보는 게 훨씬 더 적절하다는 것도 떠오르게 됐어.

그 때부터였을 거야. "적막감"이란 걸 떠올리고 나서, 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가 이상하게 약해져 왔던 순간들이 전부 다 설명이 됐어. 그 때부터였을 거야. 내가 군대 시절에 저런 인지도식에 쩔어있었다는 걸 떠올릴 수 있게 된 게.

정신과 의사한테 여기까지 다 얘길 했어.

그 인지도식, 싸이코시스 인지도식 맞다고 하더라고. 그리고, 그런 인지도식을 가지고서 그런 기억을 뒤지고 있던 게, 나를 망가뜨린 원인이 맞았을 거라고.
근데 한 마디 덧붙이더라. 싸이코시스 환자가 자기가 저런 인지도식을 가졌을 때 자기가 싸이코시스인 걸 자각하는 일은 없다고.

뭐... 그리고, 약 한알 늘었어. 항우울제 하나 추가해 줬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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