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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부적절감의 3번째 키워드 : 적막감

2015.07.22 15:38, 분류없음 게시판 - Pectus Solentis
13년 그때 (블로그 폐쇄먹고 외부랑 연락 차단되고 그때) 부터였나 전역하고 나서였나 그 때 집에서 잘 놀고 있는데도 채워지지 않는 뭔가가 있어서 내가 자기 부적절감이 엄청나게 들었었는데, "적막감"이란 키워드 떠올리니까 거기서 그 때 느꼈어야 했던 감정이 그 감정이구나 실마리가 잡히고 내 자기 부적절감에도 실마리가 잡힘.

- 이 때 떠올랐던 이미지가 놀이방에 장난감이고 간식이고 충분히 다 채워져 있는데 정작 같이 놀 친구가 없었던 어린애 이미지였다. -

3번째키워드란 말을 쓴 것은, 그 역시 내 발달과정(?)에 관련이 있다.

맨날 자기 부적절감에 찌들어 있었던 게 2012년 초반, 그러니까 이 모든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있었을 때의 내 모습이었는데, 그 자기 부적젗감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도입했던 개념이 이렇게 3가지로 바뀌어왔던 것이었다.

#1. "무정서충"들의 공격에 의한 자기 부적절감.
#2. 나 자신에 관련된 객관적 사실들이 만들어내는 자기 부적절감.
#3. (오늘 실마리를 잡은) 적막감, 외로움, 억울함 등등 풀리지 않은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자기 부적절감.

뭔가 순서대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든다.

12년 말, 내가 이상하게 상대를 못 했던 "어떤 종류의 사람들"이란 것이 실존하고 그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 아스퍼거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일이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대를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 때부터 아스퍼거들의 존재 그 자체가 인간성에 대한 오염(...)이란 명제를 깔고서, 나한테 그 아스퍼거들이 어떤 짓을 벌였기에 내가 그렇게 망가졌는지 설명하겠답시고 이론을 짜는 작업을 시작했다. 군대 안에서, 내 트라우마에 대해서 아무런 정서적 지지도 얻을 수 없었던 그 때 나에게 그런 트라우마를 안겨준 존재들에 대한 기억들을 지속적으로 마주하려 하니, 정신에 아주 큰 무리가 갔음은 자명했다.

그리고 어차피, 내가 스스로 느끼는 감정인 자기 부적절감에 대해서 그 원인을 모조리 외부에서 - 대싱이 누가 됐든간 말이다. - 찾으려 했던 시도는, 어치피 불완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 자기 부적절감의 원인을 그 때 나는 계속 외부에서 찾으려 했고, 그 자기 부적절감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상으로 꼽았던 (실존하는) 대상이 바로 이상준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이상준에 대해서 주장하는 감정이 내가 실제 마음 속 깊은 데서 느끼고 있었던 "그것"과 *유리되어가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그 모든 모순들이 터져나왔을 때부터, 바깥과 모든 연락은 두절되었고, 나한테 그런 부적절감을 안겨줬던 "실재하는 타인"들은 나도 그 기억을 떠올리지 못하게 된 상태에서 그 사람들의 사례를 더 얻을 수도 없었고, 그 때부터는 그 자기 부적절감이, 나에 관련된 객관적 사실 (대표적으로, 군대에서 A급 관심병사 지정을 받고 신체적으로 매우 허약하여 작업도 제대로 못 했던 그 사실들) 이 엄청난 자기 부적절감을 생산해내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일단 애초에 내가 바깥이랑 연락이 두절되게 된 계기 자체가, 객관적으로 보자면 군대 안에서 이상준한테 "내가" 용납될 수 없는 분노를 표출했기 때문이었으니까.

하지만, 자기 부적절감의 근원을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 사실에서 찾으려는 시도 역시 불완전했다. 감정이라는 것은 애초에 객관화가 불가능한 대상인데 자기 부적절감은 그 역시 감정이라는 것과, 자기 부적절감의 원인을 "오로디" 자기 자신의 개관적 자력에서 찾으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자신을 죽이려는 시도와 다름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2번째 시도 역시도 거의 끝나가려는 무렵, "적막감"이라는 아주 좋은 키워드를 발견해낸 것이다.

혹시 모르겠다. 전역하고 난 바로 그 날, 연이(가명)와 연락하여 같이 술을 먹은 일이 있었다. 그 때 당시 연이(가명) 역시 나와 같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었던 것으로 개념화했고, 술을 먹으면서 "그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풀어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결국 이야기는 한 마디도 못하고 술만 만취가 되도록 먹었었다.

그 때 풀어냈어야 했었던 감정이 바로 적막감이 아니었을려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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